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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que 2011. 12. 12. 11:21

벌써 아무 말이 없은 지 20분째다.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도 모르고 그저 묵묵히 밥을 먹고 있다. 라디오에서는 일요일 아침의 분위기에 맞춰 조용한 음악을 간간히 틀어주고 있었다. 마치 세상을 고요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같이. 서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이 어떻게 틀어졌는지 찾아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끝이란 것이 보이게 되었기 때문일까. 갑자기 눈물이 핑글 돌았다. 순간적으로 그대의 눈을 보았지만 내 눈과는 멀어진 지 오래였던 듯, 그대도 테이블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혹여나 들킬까 꾸역꾸역 밥을 입속으로 넣었다. 평소 조절되던 내 모습이 아니다. 평정심을 찾으려 그렇게 노력을 해봐도 되는게 하나도 없다. 젓가락에 집히는대로 입속에 집어넣지만 결국 눈물이 떨어진다. 

탓을 돌리고 싶지도 않다. 아니 돌릴 수 없다. 그때도 지금도 전부 나 때문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주변에 항상 맴돌거란 자만심에 차올라 소홀히 대했던 것도 나였고, 밀어내는 그대를 내 욕심만으로 잡을 수 없다는 변명도 나에게서 나온 것이었으니. 다만 이렇게 조금씩. 비겁한 방법으로 내 미안함을 표현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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