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온다 - 정진운
저기 길 건너 너의 모습이 보인다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다 걸어온다 걸어 온다 넌 돌이킬 수 없는 말을 늘어놓다 작은 목소리로 추억들을 찢어 논다 찢어 논다 너의 눈은 파란 바닷물로 나를 덮었고 하얀 담배연기처럼 나를 뱉는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마치 파도에 모래성이 쓸려가듯 기억들은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그렇게 끝내려 한다 내가 먼저 너를 뒤로한 채 멀어진다 아직 손끝은 너를 향하고 있지만 멀어진다 멀어진다 참을 수 없는 아픔들을 간직한 채 마지막 너의 모습을 두 눈에 담는다 하지만 너의 눈은 파란 바닷물로 나를 덮었고 하얀 담배연기처럼 나를 뱉는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마치 파도에 모래성이 쓸려가듯 기억들은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그렇게 끝내려 한다 저기 길 건너 너의 모습이 보인다 차가운 눈빛으..
thinkable
2013. 2. 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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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것 같았던 하루가 지나갔다. 플랫폼에 혼자 서서 기차가 지나가는 동안에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갑자기 보고싶었다. 처음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나가기에 한두사람의 표정밖엔 볼 수 없었지만 기차가 정거장에 서려고 하는 동안, 천천히 사람들의 표정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그 안이 보인다. 사람들이 서서 기다리는 지, 앉아있을 자리는 있는지. 어떠한 사람들이 내가 탐으로써 나에게 눈길을 줄 것인지도 계산을 해본다. 하지만 누구하나 날 아는 사람은 없다. 아는 척을 해줘도 사실 반갑지 않은 시간. 그러다 완전히 멈춰 서서 출입구를 연 기차에는 올라타지 않았다.
꿈꾸는 달
2013. 1. 8.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