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 인생이야. 당신 인생이 아니고." "잊어버려요, 잊어요! 누가 신경이나 써요? 내 아내는 죽었어요. 친구분도 죽었고, 고메즈도 죽었어요! 다 죽었어요. 그 생각 그만해요! 이런 생각이 드시겠죠, '내가 막을 수는 없었을까..?' 그럼 수많은 과거 뿐, 당신에게 미래란 없어요. 잊어요, 정말로.. 결국엔 기억들밖에 안남을거에요." --------------------------------------------------------------------------------------------------------
한바탕 토악질을 하고 난 뒤에, 뒷자리로 옮겨 타고 다시 출발해야 했던 그 날의 저녁이었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운전대를 잡았던 내가 결국 십분만에 출구를 찾아 차를 돌렸고, 주변이 쌔까맣게 물든 어느 동네에 굳게 닫혀있던 주유소 한 구석에 미끄러지듯 차를 세워놓고 용수철처럼 튕겨나와 눈이 내려 새하얗게 물들어 있던 길을 내 더러운 몸에서 나온 찌꺼기들로 그림을 그렸다. 작년에 내가 이렇게 아파본 적이 있던가. 라는 의문과 함께 뒷자리의 나는 펑펑 틀어져 있는 히터를 원망하며 몸을 떨고 있었다. 윗니와 아랫니가 1초에 열번씩 만나고, 손끝과 발끝은 이미 감각이 없을정도로 차가웠고, 밖은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럽게 지나갔다. 눈물이 났다. 왜 아파야 하는가. 네가 내곁에 없어 이렇게 아픈건가. 하필 지..
이렇게 한꺼번에 몰아서 보는 버릇이 생겼다. 조금만 더 가까이, 나탈리, Catfish. 전혀 그쪽으로 갈거라 생각지도 않았던 Catfish. 예술이 어쩌구 저쩌구. 잡스런 섹스신의 남발, 나탈리. '자네가 예술을 아나?' 라니. 이런 미친색히. 아참.. 그래 이건 3D 에로. 동아리 영화를 보는 듯 했던. 의외로 보고 나서 맘은 편해지던 그런 영화. 끊어진 듯 이어졌던 그 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 -------------------------------------- "쟤네들 대단하지 않아?" "뭐가?" "저러고 붙어있는 것, 겁도 없잖아. 서로에게 겁도 없이 마음을 주는 짓들." "그래, 너덜너덜 해질거야 쟤네들." "너덜너덜... 저렇게 헤어지고 만나고 헤어지고 만나다보면.. 마음이 없어질거야."
문이 옆으로 열리는지, 앞으로나 뒤로, 어느쪽으로 열릴지 모르는 상태로 누군가는 먼저 열고 가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에 임한다. 어쩌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는 저 문에 어떠한 미련으로 계속 참고 있는 것일까. '옥히의 영화'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이기만한, 그래서 차마 틀어놓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던 영화. 견디기 힘든 아픔들이었기에 그랬던 것일까. 무의식적으로 행해야 하는 일로 변질되어버린 것, 정해진 목적지 없이 달랑 이어폰 끼고 걷는 것. 한손엔 전화기를 들고 쉴새 없이 web, contacts, fb, text를 번갈아가며 체크하고. 변하지도 않은 페이지를 계속 반복해서 refresh. 다 무엇을 위하여. 마지막으로. 다 이해 하겠음. 행동도 마음도 보여지는 모습까지도. 아니 이해..